▲ 정기훈 기자
주말 광장엔 노동탄압 없는, 비정규직 없는, 또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 빈틈이 없었는데, 진압복 차림 경찰이 거기 또 많아 숨 쉴 틈이 없었다. 밀고 당기는 다툼 끝에 사람 여럿이 잡혀갔다. 경찰 폭력 없는 세상을 외치던 사람들은 이제 많이 늙었는데, 낡은 구호가 되살아나 그 거리에 생생하게 울렸다. 공천 로비와 돈 거래 따위 권력을 둘러싼 온갖 추잡한 이야기들이 하루 멀다 하고 새롭게 쏟아진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며 사람들이 탄식한다. 국정 지지율이 저기 거리에 노란 은행잎처럼 우수수 떨어진다. 마침내 권력자의 이름이 저기 그 유명한 ‘~없는 세상’ 구호 앞에 붙었다. 서늘한 바람에 촛불이 일렁거린다. 언젠가 본 것만 같은 세상이다.
정기훈 기자 photo@labortoday.co.kr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