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단독] '빨간 속옷 입어라'‥'이불 씌워 때리고‥한 공무원의 '계엄놀이' (2025.11.21/뉴스데스크/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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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계엄령 놀이를 하겠다며 환경미화원에게 이불을 뒤집어씌운 채 폭행한 공무원이 있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계엄 시작이라는 구호와 함께, 속옷을 포함한 물건을 빨간색만 쓰도록 지시했다는데요.
김형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새벽,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쓰레기를 청소 차량에 싣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청소차가 출발하고, 다급해진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따라가다 차에 치일 뻔합니다.
차가 모르고 출발한 게 아니라 미화원들은 청소차 운전자가 자신들을 괴롭히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김 모 씨/양양군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차를 안 태워주고 뛰게 하는 방법이랑, 일을 XX같이 하냐 계속 욕을 하고…"
청소차 운전자는 양양군 7급 공무원으로 운전직에 근무하고 있는 A 씨.
A 씨의 괴롭힘은 새벽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환경미화원 쉼터 안의 방.
이불 안에 남성이 들어 있고 남자 3명이 둘러싸더니 발로 밟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계엄령 놀입니다.
자신이 투자한 주식이 떨어지면 제물을 바쳐야 한다며 미화원 한 명을 골라 폭행하는 겁니다.
[김 모 씨/양양군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본인의 주식이 3%가 오르지 않으면 저희 3명을 가위바위보를 시켜서 진 사람을 밟으라고…"
이 공무원은 또 자신이 산 주식이 올라야 한다며 '계엄 시작'이라는 구호와 함께 환경미화원들에게 빨간색 물건만 쓰도록 했습니다.
빨간색 라이터와 담배, 빨간색 음료, 심지어 빨간색 속옷만 입으라는 엽기적인 지시까지 했습니다.
[김 모 씨/양양군 환경미화원 (음성변조)]
"아침에 나가기 전에 속옷 검사도 했었구요. 빨간 색깔 속옷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밟혔습니다."
항의는커녕 표정만 어두워도 어김없이 괴롭힘이 반복됐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당시 녹취, 음성변조)]
"오늘부터 안전운행할 거니까 뛰어다니지 마. 내가 너 말려 죽일 거야. 다 네가 만든 결과물이야 나를 원망하지 마."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해당 공무원을 만났습니다.
그는 새벽에 차를 일찍 출발시켜서 미화원을 지치게 하고, 위험에 노출시키는 걸 체력단련이라고 불렀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체력단련 차원에서 그렇게 하자. 도와줄게 하는 부분에서…"
빨간색 속옷을 입게 강요한 건 서로에 대한 소속감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우연히 지나가다 제가 빨간 속옷을 입었어요. 너는 무슨 색이야, 집에 빨간 속옷 있으면 같이 입고 출근할 수 있겠니?"
계엄이라는 표현도 장난이었다고 말합니다.
[A 씨/양양군 공무원 (음성변조)]
"장난삼아 게임식으로 해서 지금부터 '계엄령 시작'하면 담배도 빨간색 피워야 하고…"
하지만 환경미화원들은, 강요에 의해 공무원이 투자한 주식 수백만 원어치를 사기도 했다며, 이 공무원을 직장 내 괴롭힘과 폭행, 협박, 강요 혐의로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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