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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신문] “‘가짜노조’ 문제 답하라” 구청장실 향하자 셔터…영등포구청, 노동자 대화 요청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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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노위 ‘노조 실체 없다’ 판단…노조 “설립신고 취소·동일환경 퇴출해야” 

기자회견 뒤 요구서한 전달 위해 3층 이동했음에도 '구청장 면담 원천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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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본부와 동일환경 노동자들이 3일 영등포구청 앞에서 동일환경노동조합 설립신고 취소와 대행업체 퇴출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유교신문


서울 영등포구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동일환경의 노동조합 설립과 단체교섭 과정을 둘러싼 갈등이 영등포구청의 관리·감독 책임 문제로 번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 측이 정상적인 단체교섭을 방해하기 위해 이른바 ‘가짜노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설립신고 취소와 업체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본부는 3일 오전 10시 30분 영등포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일환경노동조합 설립신고 취소와 동일환경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퇴출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 송준열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일환경분회 지회장, 최종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박장규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가 문제 삼는 출발점은 지난 6월 1일 단체교섭 요구 과정이다. 노조 측이 확보한 녹취자료 등에 따르면 전국민주일반노조가 동일환경에 교섭을 요구한 당일 회사 관리이사가 일부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민주노총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한 정황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에 가입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가입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문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이를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에 회사가 개입한 부당노동행위 정황으로 보고 있다. 


교섭 요구 나흘 뒤인 6월 5일에는 동일환경노동조합이 영등포구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고, 같은 달 8일 회사 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조는 해당 노조가 실제 설립총회를 열지 않았다는 노동자들의 증언과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며 영등포구청에 설립신고 취소를 요구했다. 6월 21일에는 관련 공문도 구청에 보냈지만 설립신고는 유지됐다.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은 한층 커졌다. 노조 측이 제시한 결정 내용에 따르면 서울지노위는 지난 7월 24일 과반수노조 관련 심판 절차를 거쳐 해당 노동조합에 대해 노동조합으로서 ‘실체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고, 관련 결정문은 지난달 송달됐다.


노동자들은 노동위원회에서 실체를 인정받지 못한 노조의 설립신고를 영등포구청이 계속 유지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설립신고를 처리한 기관이 영등포구청인 만큼 서울지노위 판단 이후 구청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합비 공제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 측에 따르면 동일환경 내 기존 노동조합은 2023년 7월 24일 사업장 소멸과 조합원 확인 불가 등을 이유로 직권 해산됐지만 일부 노동자의 임금명세서에서는 이후에도 조합비가 계속 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확보한 자료를 기준으로 송준열·박춘삼 조합원 2명에게서 공제된 금액만 51만 원, 모두 51회에 달한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2024년 5월 30일 작성됐다는 단체협약의 당사자 표기도 논란거리다. 노조 측이 확보한 자료에는 동일환경이 아닌 ‘삼지크린노동조합’과 ‘주식회사 삼지크린’이 계약 당사자로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민주일반노조는 이 협약이 실제 교섭을 통해 작성된 것인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 문제 역시 노동당국 판단을 받게 됐다. 노조는 영등포구청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 과업지시서 등에 반영된 노무비 원가와 노동자들이 실제 지급받은 금액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rt_17884384664313_e8356e.jpg▲ 3일 동일환경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요구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영등포구청 3층 구청장실로 향했지만 통로의 철제 셔터가 내려져 이동이 막혀 있다. 노동자들은 구청장 면담과 대화를 요구했지만 구청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사진=유교신문


‘소통’ 내건 영등포구청, 노동자 앞에는 닫힌 셔터


이날 현장에서 갈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노동자들은 준비한 요구서한을 구청장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본지 취재진도 이 과정에 동행했다.


이들이 구청장실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가 구청장실 방향으로 향하자 통로의 철제 셔터가 내려졌다. 일행은 셔터 앞에서 더 이상 이동하지 못했다.


앞을 막아선 구청 직원들에게 “구청장에게 요구서한만 전달하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구청 측은 대화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결국 서한 전달도, 대화도 철제 셔터 앞에서 멈췄다.


당시 청사에는 ‘구민과 소통하는 친화제일 영등포’라는 문구가 내걸려 있었다. ‘소통’을 강조하는 문구가 보이는 가운데 구청장에게 서한을 전달하겠다며 3층까지 올라온 이들 앞에는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이번 갈등을 단순히 민간업체 내부의 노사 문제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일환경은 영등포구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업무를 수행하는 대행업체이고,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처리한 기관 역시 영등포구청이다. 대행계약을 관리·감독하는 주체도 영등포구다.


노동자들은 이 때문에 동일환경에서 제기된 부당노동행위 의혹과 노동조합 설립 과정, 조합비 공제 및 임금 문제에 대해 구청이 한발 떨어진 제3자가 아니라 책임 있는 관리기관으로서 답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지노위가 해당 노동조합의 실체에 대해 판단을 내린 상황에서 영등포구청이 기존 설립신고를 어떻게 처리할지, 노동당국의 임금 관련 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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