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매일노동뉴스] ‘3인1조 작업’ 생활폐기물 수거 원칙 ‘무용지물’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


‘3인1조 작업’ 생활폐기물 수거 원칙 ‘무용지물’

가이드라인서 “조례로 정하면 예외 가능” … 한두 명만 일하다 골병드는 노동자들

  • 기자명강한님 기자 
  • 입력 2024.10.14 07:3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 환경미화원들이 일하는 차. 3인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곳들이 아직 있다. <한태정씨 제공>

“엉망이다.” 울산광역시 5년 차 환경미화원 한태정(53)씨가 재활용 그물망을 볼 때 종종 하는 생각이다. 플라스틱이 들어있어야 할 곳에 휴지, 먹다 남은 음식물, 심하면 동물 사체도 있다. 다시 제대로 분류해 차로 옮기는 건 한씨의 몫이다.

그물망만 엉망인 건 아니다. 상차원(폐기물을 차에 올리는 사람)인 한씨는 운전원 한 사람과 일한다. 환경부의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한씨와 같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는 3명이 한 조를 이뤄 작업해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1·2인 근무로 작업 못 끝내 추가노동

한씨의 차는 한번 출발하면 많게는 200킬로미터까지 달린다. 금·토·일요일에 모인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는 월요일에는 10~11톤까지 실어 나른다. 한씨는 “겨울에는 얼어 있어 그나마 괜찮지만 여름엔 물이 고여서 음식물 쓰레기통 무게가 70~100킬로그램까지 나간다”며 “차에서 통을 내리려다 허리 디스크가 파열돼 수술한 동료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환경미화원인 ㄱ(50)씨는 혼자 일한다. ㄱ씨는 “1인 작업을 어쩔 수 없이 하는데 인력난에 시달리고 위험한 일이 많다”며 “회사는 8시간 근무라고는 하는데 물량을 다 쳐낼 수가 없으니까 더 일찍 나와서 일한다”고 토로했다.

ㄱ씨와 한씨만의 일이 아니다. 공공연대노조가 지난달 발표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 안전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97명 중 3인1조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노동자는 68명(35.8%)이었다. 한씨는 “종량제 봉투를 한 사람이 던지는 거랑 두 사람이 던지는 거랑은 다르다”며 “양이 많으면 같이 던져 주고, 양이 적으면 한 사람은 차에서 물 한 잔 마시면서 교대로 돌아가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폐기물관리법도 3인1조가 원칙인데…

환경부는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가이드라인’에서 하루에 10회 이상 25킬로그램 이상의 물체를 들거나, 25회 이상 10킬로그램 이상의 물체를 무릎 아래 또는 어깨 위에서 들거나, 팔을 뻗어 드는 작업, 2시간 이상·분당 2회 이상 4.5킬로그램 이상의 물체를 드는 작업을 하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의 경우 3인1조 작업이 원칙이라 밝히고 있다.

처벌조항도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3인1조 작업을 포함해 안전화·안전조끼·장갑 등 보호장구 지급 등 환경부령으로 정한 안전기준을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문제는 “지자체가 3인1조 작업 예외 사유를 조례에 반영한 경우” 1·2인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 내용이다. ㄱ씨와 한씨의 지역은 조례를 개정해 노동자들에게 1·2인 작업을 시키고 있다. ㄱ씨 지역의 조례는 “3인1조 작업은 작업환경 개선, 작업지역의 여건, 가로청소작업 등을 고려해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3인1조 작업은 생명·안전과 밀접하다고 입을 모은다. ㄱ씨는 “우리를 사회에 필요한 노동자들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노동강도가 조금 더 약했으면 좋겠다”며 “정부는 매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하면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한님 기자 

키워드

#국정감사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