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파산 고소’ 우창코넥타지회···“엄중 수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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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헐값 매각, 특허권 무상 양도 등 비상식적 경영 끝 파산한 우창코넥타
파산 준비하며 ‘노조 리스크 대응안’과 물량 이관 준비···“사기파산 정황”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사기파산 모베이스전자 경영진 고소 고발 엄정 수사와 처벌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참여와혁신 김다윗 기자 dwkim@laborplus.co.kr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이 우창코넥타·모베이스전자·모베이스 경영진을 사기파산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 처벌, 정부와 노동부의 대책 마련을 통한 사태 해결을 재차 촉구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우창코넥타지회(지회장 김민정)와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사기파산 모베이스전자 경영진 고소·고발 엄정 수사와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창코넥타지회는 우창코넥타 전·현직 대표이사와 모회사 모베이스전자, 지주회사 모베이스 대표이사인 손병준 모베이스그룹 회장을 사기파산과 업무상 배임, 강제집행면탈* 등 혐의로 지난 10일 고소·고발한 바 있다.
* 강제집행이나 가압류 등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훼손·허위 양도하거나 허위 채무를 부담해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것
민주노총 법률원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제조사 우창코넥타는 차입을 통해 설비투자를 한 2019년을 제외하면 매년 흑자를 내며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우량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2020년 4월 지회 설립 후부터 급격히 부실화돼 결국 지난해 파산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이때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회사의 재무 상태나 파산 신청 사실 등을 숨겨 왔고,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은 1월 22일 오후 퇴근을 불과 2시간 앞둔 시점에 해고 통보와 함께 이 사실을 알게 됐다.
우창코넥타지회는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20일 기준 180일째 투쟁 중이다. 이들의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농성도 99일 차에 접어들었다. 김민정 우창코넥타지회 지회장과 김광수·한선이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이 각자 수십 일간 단식 후 건강 악화로 농성을 중단했으며, 지소영 우창코넥타지회 부지회장이 6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정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가장 큰 절망은 해고 그 자체가 아니다. 회사가 정말 어쩔 수 없이 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계획 속에서 노동자들만 버려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라며 “지난 6개월간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과정에서 우창코넥타의 파산이 단순한 경영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창코넥타의 파산은 모베이스와 손병준 회장에 의해 계획되고 준비된 ‘사기파산, 위장파산’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과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고소·고발에 대해 “경찰과 검찰은 어떤 성역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수사 결과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법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사기파산 모베이스전자 경영진 고소 고발 엄정 수사와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민정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동조합 우창코넥타지회 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김다윗 기자 dwkim@laborplus.co.kr
지회에 따르면 우창코넥타는 2021년 지배회사(모베이스전자)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시가의 4배에 달하는 금액에 매입했고, 회사가 보유한 주요 특허 6건을 모베이스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에 무상 이전했다. 회사의 캐시카우였던 자회사 지분도 2021년과 2023년 2차례에 걸쳐 다른 모베이스 계열사에 매각했다. 지분 매각 가격은 총 74억 원으로, 자회사 자기자본가치 180억 원의 절반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생산라인과 금형 등 핵심 설비도 모두 매각·처분돼 2024년 말 우창코넥타는 장부가치 19억 원의 건물 한 채만을 유형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경영상 결정이 2020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진 데 더해, 우창코넥타와 모베이스전자는 지난해 12월 우창코넥타 파산 신청을 준비하면서 법무법인 세종에 ‘파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무 이슈에 대한 자문’을 요청한 거로 확인됐다. 또 모베이스전자 명의로 ‘관계사 우창코넥타 노조 리스크 및 대응안 보고’라는 문건을 작성해 우창코넥타지회의 파업을 전제로 공장 폐쇄와 생산 물량 이관 등 계획을 짰다. 지회는 이 같은 정황이 “모베이스 자본에 의해 기획된 사기파산”임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이귀진 세종충남지역노조 교육국장은 “계열사 중 모베이스오토테크는 정규직 약 200명이 일하던 공장이었으나 지난 5년간 정규직 20명, 비정규직 180명이 일하는 공장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계열사 모베이스오토는 2023년 노조가 만들어지자마자 매각 조치됐고, 우창코넥타 역시 2020년 노조 설립 이후부터 자산·현금을 빼돌리면서 이 지경에 이르렀다”며 손병준 모베이스그룹 회장이 이른바 ‘무노조 경영’을 지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복준홍 금속노조 경기지부 우창정기지회 지회장은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은 하루가 아닌 단 몇 시간 만에 해고됐다. 모베이스에서 돈을 벌지 못하게끔 만들었으면서 파산이 되게 한 것”이라며 “모베이스의 만행을 없애기 위해 정부와 관계 부처가 엄중하게 수사해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 우창정기는 모베이스그룹 계열사다.
이영훈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 해결뿐 아니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영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20년간 유사한 형태의 파산과 해고가 반복돼 왔다”며 “‘채무 및 회생에 관한 법률’에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방안을 담고 노조에 관련 사실을 알릴 의무를 담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 여러 차례 제출됐음에도 번번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만 하더라도 위장 파산을 끝까지 추적·조사하고 노동자들의 임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먼저 (임금을) 지급한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제도가 있다”며 관련 법 개정 논의를 국회에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2일 경기 수원시에 있는 모회사 모베이스전자 앞에서 ‘우창코넥타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모회사의 책임과 사태 해결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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