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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벽 지하보도 ‘혼자’ 청소 중 피살…“안전 보장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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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지하보도 ‘혼자’ 청소 중 피살…“안전 보장 방안 마련해야”

고나린 기자2024. 8. 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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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도심 지하보도에서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60대 여성이 사건 당시 혼자 청소 일을 하던 중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새벽 시간대 노숙인과의 갈등 소지 등 위협 요소가 많은 지하보도 청소를 홀로 맡고 있던 셈이라, 청소 노동자 안전을 보장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10분께 서울 중구 숭례문광장 인근 지하보도에서 흉기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70대 ㄱ씨를 긴급체포했다. 피해자인 6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6시20분께 끝내 사망했다. 피해자는 중구청이 발주한 용역업체에 속한 청소 노동자였다.

ㄱ씨와 피해자는 지난해 5월부터 청소 노동자와 지하보도에 머무는 노숙인의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ㄱ씨는 지난해 12월부턴 근처 여인숙에서 거주했는데, 더위를 피해 이날 지하보도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씨가 “피해자와 만나 대화를 하던 중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범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가 짧지 않은 기간 지하보도 청소를 맡아왔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홀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 당시 현장에는 피해자가 혼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2인 1조 근무를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벌어진 뒤 다른 곳에 있던 서울 중구 소속 환경미화원이 피해자를 발견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고 신고했다.

인적이 드문 새벽, 위협 요소가 많은 공간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를 위한 안전 보장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청소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민주일반연맹 남정수 교육선전실장은 “청소노동자는 시민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 시간에 청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그만큼 위험한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새벽 시간대나 위험도 큰 공간에서는 2인1조 근무 등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긴급한 상황일 경우 경찰 등에 비상 연락이 갈 수 있는 휴대용 장치를 마련하는 등 일하는 시간대와 상황에 맞춘 안전지침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ㄱ씨의 음주·마약 간이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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