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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드라마 연출자가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카라 노조, 임순례 감독에 사과와 책임 촉구 기자회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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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노조, MBC 앞 기자회견 개최… <노무사 노무진> 연출자 임순례 감독에 문제제기

카라 노조, “임순례 감독, 지금이라도 책임지고 사과해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이하 노조)가 29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의 연출자인 임순례 감독에게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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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동물권행동 카라지회(이하 노조)는 서울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순례 감독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를, 2024년까지 이사로 재직하며 조직 운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시기 동안 카라에서는 노동조합 설립을 이유로 한 각종 부당징계와 조직적 탄압이 벌어졌고, 2024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각각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다. 현재 이 사건은 고용노동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며, 임순례 감독 역시 조사 대상 중 한 명이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순례 감독은 ‘노조 비밀 가입은 진짜 실망황당’, ‘오늘은 카라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날’ 등 노동조합 혐오 메시지를 카톡이나 개인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할 뿐 아니라, 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한 인사위원회에 참여해 정직 3개월이라는 부당징계를 단행하기도 했다”며 “시민단체로서 망가진 카라의 정상화를 위해 임순례 감독은 지금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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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148_125364_76.png노동조합의 교섭 공문을 보낸 직후 임순례 감독의 메시지  

또한 손중미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이대지회 사무장은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감독이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를 연출하게 되다니 너무 참담하다”며 “노무사 노무진은 노동조합이 승리한 MBC 방송국에서 노동조합의 권리를 무산시키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김소리 민변 카라노조 법률지원팀 변호사는 “본인이 10년 이상 대표로 있었고 노무사 드라마 제작 직전까지 이사로 있었던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활동가들이 노동 환경 개선과 민주적 단체 운영을 위해 노조를 설립한 것을 알게 됐을 때 뭐라고 하셨나? 노동 문제를 다룬 드라마를 만들면서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 정면을 연출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냐, 배웠다면 당신과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507148_125360_425.jpg 김소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카라노조 법률지원팀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김미영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법규정책국장은 “활동가들이 밤을 지새우는 그 현장이 활동가들의 노동 현장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더 이상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노무사 노무진의 눈으로 카라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을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507148_125359_013.jpg김미영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법규정책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장희정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대문구도시관리공단지회 지회장은 “동물권 활동을 하는 동물권행동 카라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정말 좋은 일을 한다고만 생각했지만, 노동조합을 통해 만나게 된 카라는 이와는 너무 달랐다”며 “같은 노동자로서, 부당노동행위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자를 죽이는 카라 사측의 행보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나연 카라지회 활동가는 “정직 3개월의 부당징계가 결정된 인사위원회의 인사위원장은 임순례 감독이었다”며 “인사위원회 자리는 노동자로서 소명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임순례 감독에게 혼나면서 퇴사를 압박받은 것과 다름없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카라의 활동가들은 극심한 고통으로 센터에서 투신해서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임순례 감독은 지금이라도 피해 입은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507148_125361_61.jpg김나연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동물권행동 카라지회 회계감사가 발언하고 있다.

최민경 카라지회 사무장은 “임순례 감독의 카라 이사 재직 기간에 1개월 단기 계약직 근로자가 늘어나고, 계약 종료일까지도 계약 연장 여부를 알려주지 않아 전전긍긍하며 근무했던 활동가들이 많다”며 “후원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셀프로 대표 연임을 결정하고, 부당징계와 부장노동행위가 발생하는 그 모든 과정에 임순례 감독은 사측으로서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카라 노조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카라 사태가 정상화 되지 않는다면, 노무사 노무진이라는 작품은 드라마의 연출자와 작품의 지향성과는 정반대되는 모순덩어리 작품이라는 오명을 안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507148_125362_612.jpg 최민경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동물권행동 카라지회 사무장이 발언하고 있다.

카라지회는 임순례 감독이 더 이상 침묵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임순례 감독을 중심으로 발생한 심각한 노동권 침해의 책임을 외면하지 말 것을 거듭 요구했다. 덧붙여 "공영방송인 MBC가 노동의 가치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그 연출자의 자격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것 또한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끝으로 “<노무사 노무진>이라는 드라마가 허구의 노동자를 이야기할지언정, 바로 옆 현실에서 투쟁하는 카라의 노동자들 목소리는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임순례 감독은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 기자회견 전문

노동자의 현실 외면하는 MBC 드라마, 누구를 위한 ‘노무사 노무진’ 입니까?

오는 5월 30일, MBC에서 방영 예정인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노무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보기 드문 드라마로 주목받고 있다. ‘노무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가 드문 이 시대에, 이 드라마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어야 했다. 그러나 동물권행동 카라 노조에게는 오히려 참담한 현실을 되새기게 하는 이름일 뿐이다.

이 드라마의 연출자인 임순례 감독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동물권행동 카라의 대표를, 2024년까지 이사로 재임하며 조직 운영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던 인물이다. 임순례 감독이 이끌었던 카라에서는 2023년 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이후 카라의 사측은 다양한 방식으로 노조를 탄압했다. 그 결과 24년 6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사측의 부당징계를, 24년 11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를 판단했다. 그러나 반성이나 자정은커녕, 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측의 직장 내 괴롭힘이나 추가적인 부당노동행위는 거듭되었고, 서울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서는 임순례 감독을 비롯한 카라 사측 관계자들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카라의 활동가들이 조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회복하며 동물과 동료를 지키고자 민주노총에 가입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카라의 현 대표 전진경과 이사회는 일관되게 노조를 혐오하고 탄압하고 있다. 특히 전 대표이며 이사로 재직했던 임순례 감독은 “노동조합 결성 소식을 들은 오늘이 가장 실망스러운 날”이라며 단체 메신저에서 가장 먼저 노조 혐오 정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노조는 임순례 감독이 개인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민주노총 혐오를 표현하거나, 노조 핵심간부에 대한 부당징계 결정에 징계위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함께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고, 조직 내부에 노조 혐오 정서를 키우는 데 직간접적으로 기여해 왔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묻고 싶다. 부당징계와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있다는 점이 국가기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된 비영리 시민단체를 오랜 기간 책임져 왔고, 현재 수사 대상이 된 임순례 감독이 노동의 의미를, 노조의 이야기를 드라마 소재로 연출할 자격이 있는가?

이 드라마는 노동자의 삶을 다룬다고 하지만, 정작 연출자 임순례의 곁에서 노동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처참히 묵살되고 외면당하고 있다. 평균 ‘12.3%’라는 낮은 인정률 속에서도 부당노동행위를 인정받은 카라 노조에 대한 노조 탄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 공영방송으로서 공적 책임이 있고, 노동의 가치를 다루는 드라마를 제작·방영하는 방송사로서, MBC는 연출자의 자격과 제작 과정의 정당성을 심각히 돌아봐야 할 의무 역시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카라에는 여전히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직장 내 괴롭힘이 진행되고 있다.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은 시간 때우기로 일관하면서 어용노조와 노사협의회를 통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등 실질적인 교섭은 어용노조와 함께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십시일반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마련한 수십억 규모의 카라 센터를 카라 사측이 ‘후원금 감소’를 표면적인 이유로 후원자들의 승인이나 공지 한 줄 없이 매각에 나섰다는 점이다. 현재 사측은 활동가들의 일터, 동물들의 쉼터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려고 하고 있다. 민주노총 혐오를 앞세우며 노동자 탄압, 동물권 후퇴를 결정한 사측의 행보에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임순례 감독과 MBC에 묻는다. 그리고 ‘노무사 노무진’에게 외친다. 

“현실의 노동자 이야기에, 카라 노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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