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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 “권한은 정부가, 책임은 업체가?”… 생폐 수집·운반·처리 노동자 노정교섭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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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일반연맹,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 기자회견 

기후부 원청 책임 인정·노정교섭 참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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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일반연맹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 노동자들이 임금과 처우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주체가 따로 있음에도 책임 있는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원청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노조는 기후부가 계약 외 사용자로서 교섭에 직접 나서고, 범정부 차원의 교섭 구조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과 가맹노조들은 8일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부의 노정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개정된 노조법 시행으로 간접고용 노동자에게도 원청과 교섭할 권리가 부여됐지만, 기후부와 대부분 지자체는 법적 검토 등을 이유로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 약 3,000여 명의 노동자를 대표해 지난 3월 10일 교섭을 요구했으나, 전주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자체는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509015_135848_3720.jpg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일반연맹

이영훈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폐기물 처리 기준과 운영 지침을 정부가 정하고 있음에도 임금과 노동조건에 대한 책임은 회피해 왔다”며 “실제 사용자로서 책임 있게 교섭에 나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ILO 협약에서도 공공부문 노동자의 교섭 보장을 권고하고 있지만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도 참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법 취지에 맞게 교섭 당사자로 나서지 않는다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들은 지방자치 출범 이후 민간위탁 구조로 전환되면서 저임금과 고용불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왔다. 노조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임금, 인력, 노동조건이 정부와 지자체의 지침과 예산에 의해 결정되고 있음에도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게 유지돼 왔다고 지적했다.

509015_135847_3658.jpg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일반연맹

최인섭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 금천환경지회 사무장은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새벽근무를 강요하거나, 문제 제기 시 계약직 전환을 강요하고 해고로 이어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노무비를 나눠 지급하거나 임의로 축소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폐기물 수거는 공공서비스인 만큼 정부와 기후부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교섭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509015_135849_3913.jpg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일반연맹 

고재권 공공연대노조 충북본부 영동소각장지회장은 “인건비와 인원은 기후부의 ‘생활폐기물소각시설운영비 산출지침’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처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도 원청이 아니라면 무엇이 원청이냐”고 반문했다. 또 “낙찰하한율 구조로 인해 인건비가 원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문제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509015_135850_4014.jpg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세종 기후에너지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민주일반연맹 

김규원 전국민주연합노조 음성지부장은 “지자체와 업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노동자만 피해를 떠안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실질적 사용자로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30년간 이어진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끝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가 원청교섭”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기후부가 실무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별개로, 교섭 당사자로서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기후부와 지자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교섭 체계 마련과 해고 노동자 원직 복직 보장을 촉구하며, 교섭이 이뤄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전문]

정부는 모범사용자로 교섭의무를 이행하라!
기후부가 원청이다! 노·정교섭에 응하라!

노조법 2조가 개정되었지만 공공부문의 사용자 정부와 각 부처는 노동조합의 원청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가 공공부문의 모범사용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헛말이 되고 있다. 헌법의 단체교섭 권리, 노조법의 원청 교섭의무가 정부의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고용노동부의 알량한 해석지침으로 깡그리 짓뭉개지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민주일반연맹은 지난 3월 10일 3,000여 명의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처리노동자들의 실질적 원청인 정부를 상대로 교섭요구를 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신은 기후부의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 등을 토대로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 자문을 거쳐 면밀한 사용자성 검토’ 운운이었다. 앞에서는 노조법개정을 자화자찬하며 뒤에서는 교섭거부의 명분과 회피의 이유를 찾는데 급급한 정부의 민낯이다.

정부는 법적 책임과 의무가 있는 교섭을 회피하면서 노동조합과 관련 부처가 노정 협의기구를 구성하는 등 소통과 협의에 나서고 있다고 하지만 교섭과 협의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노사협의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대신할 수 없다. 협의는 협의고, 교섭은 교섭이다.

공공기관들도 교섭거부와 회피를 하고 있지만 자회사, 하청노동자들의 실질적 사용자임이 속속 판정되고 있다. 지자체도 정부의 눈치를 보며 원청사용자로서 교섭을 회피하고 있지만 민간위탁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투쟁과 교섭요구에 전주시, 화성시가 교섭에 응하고 있다. 언제까지 중앙정부만 나 몰라라 하고 있을 것인가?

폐기물 관리와 처리는 국가의 고유사무다. 책임 주체는 정부이고 위임 집행자는 지자체장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우리의 노동조건을 중층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한다. 민간위탁업체는 지자체와 위수탁계약에 따른 말 그대로 대행일 뿐이다. 기후부가 실질적·구체적으로 민간위탁 생활폐기물처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지배·결정하고 있다.

민간위탁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임금 기준을 정하고 있는 원가고시만 하더라도 단순 법 집행이나 예산집행 차원으로 볼 수 없다. 법령에 따라 노동조건이 정해진 경우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지침이다. 정부가 법률이나 국회에서 의결한 예산에 따라 근로조건을 집행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노동부 해석지침은 폐기되어야 한다.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는 말인가?

민간위탁 생활폐기물처리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원가고시를 포함한 정부와 지자체가 만든 구조적, 경제적 통제에 전적으로 종속되어 있다. 대행업체가 할 수 있는 권한과 재량은 정부와 지자체가 만든 범위 안에서 주판알을 튕길 재량, 자신들 배를 불리기 위해 편법, 불법, 비리, 횡령을 할 재량, 노조탄압에 따른 징계와 해고의 재량. 이것 말고 있는가! 단언컨대 없다. 우리는 장장 30년간 대행업체는 허수아비고 정부와 지자체가 진짜사장이라는 것을 두 눈과 온 몸으로 보고 겪으며 확인해왔다.

기후부는 교섭거부와 회피를 안내하고 있는 노동부의 해석지침에 의하더라도 계약외사용자로 교섭당사자임을 피할 길은 없다. 기후부는 개정노조법을 무시하며 소통과 협의로 교섭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교섭절차를 이행하고 협의할 내용이 있다면 교섭자리에서 말하면 된다. 오늘 실무협의에서 기후부는 정부 부처를 대표하여 민간위탁 환경미화 노동자들에게 교섭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민주일반연맹은 전체 민간위탁 환경미화노동자의 한과 설움을 담아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정부를 대표한 부처인 기후부에 요구한다.

하나. 기후부는 민간위탁 생활폐기물처리 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임을 인정하라!
하나. 기후부는 민주일반연맹과 노동조합의 교섭요구에 지금당장 교섭절차를 이행하라!
하나. 협의는 협의, 교섭은 교섭이다. 기후부는 노정교섭 선도부처를 선언하라!

모범사용자가 되겠다고 한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가 우리의 교섭요구에 대한 기후부의 판단에 있음을 엄중히 직시하길 요구한다.

2026년 4월 8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일반노동조합(경남),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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