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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과세계] “다녀간 정치인은 많았는데, 달라진 건 없었다” 해고노동자들, 청와대 향해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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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지선 다음날 '해고 사업장 결의대회' 개최한 이유

한국옵티칼·세종호텔·홈플러스·우창코넥타·씨스포빌·우성환경

단식만 세 곳, 발언 마친 홈플러스 지부장은 그 자리서 탈진

509373_137707_954.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자본과 권력에게 해고는 너무 쉬웠다.

불이 났다는 이유로 공장이 닫혔다. 노동자만 버려지고 물량도 기술도 옮겨갔다 / 코로나가 핑계였다. 민주노조 조합원만 골라냈다. 그렇게 1600일을 훌쩍 넘겼다 / 사모펀드가 이윤을 챙기고 떠났다. 남은 건 닫힌 점포와 나오지 않는 월급 / 돈 되는 건 다 빼돌리고 위장 파산한 뒤 해고까지 이르는데는 1분이면 충분했다 / 대법원까지 열다섯 번 이겼다. 그래도 선원들은 6년째 배에 오르지 못한다 / 십수 년 거리를 쓸어온 노동자가 바뀐 업체의 '계약만료' 네 글자에 잘렸다.

몇 달부터 몇 년까지. 선거의 계절이 길어지는 동안 거리의 해고노동자들은 자꾸만 뒷전으로 밀렸다. 표를 셈하는 소리에 묻혀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 날, 노동자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 여기 있다고. 민주노총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개최한 이유다.

4일 오후 3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하늘은 우중충했다. 흐린 하늘 아래로 분노와 서러움과 투지가 묘하게 뒤섞여 모여들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우창코넥타, 씨스포빌, 홈플러스, 세종호텔, 우성환경. 길게는 6년, 짧아도 수백 일의 거리 생활이 담겨 있었다. 문제를 풀겠다 약속했던 정부도 국회도 여당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509373_137708_1025.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509373_137709_1026.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긴급하게 오늘 해고 투쟁을 하는 이유는 절박하게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꼭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해고 사업장 문제를 가장 최우선 과제로 삼아 노동부 장관이 직접 역할을 하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산별노조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태현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투쟁을 비롯한 해고사업장에 수많은 정치인이 다녀가며 문제 해결에 힘쓰겠다 약속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삶은 더 피폐해졌고, 그들은 노동자를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배경으로만 썼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영훈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동자들이 각 사업체가 아니라 이곳 노동청에 모인 것은, 해고가 사용자의 잘못뿐 아니라 법과 제도의 빈틈을 악용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책임이 정부에게도 명백히 있다"고 비판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정부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길과 세종호텔과 홈플러스 해고노동자들을 살리는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노동자의 분노는 이재명 정부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식만 세 곳, 발언 마친 홈플러스 지부장은 그 자리서 탈진
복직하기 위해 길바닥에서 살고, 높은 곳에 올라가고, 삼보일배로 걷고, 끝내 곡기를 끊었다. 그렇게까지 해야 세상이 겨우 돌아볼까 말까다. 이날 단식을 이어가는 사업장만 세 곳이었다.

행진에 앞서, 안수용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이 부축을 받으며 마이크 앞에 섰다. 원래는 트럭에 올라 발언할 예정이었지만, 22일째 이어진 단식으로 몸이 성치 않았다. 누적 단식만 90일이 넘었다. 뒤에서 받쳐주는 조합원에게 매달리다시피 한 채 입을 열었다. 거리 노숙 200일, 삭발과 총력투쟁, 수십만 명이 지지서명했다. 회사를 살리고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울부짖었다. 안 지부장은 ”정부와 여당은 수많은 약속을 했지만 지켜진 건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고 외쳤다.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안 지부장은 탈진해 바닥에 쓰러졌다.

509373_137719_1533.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행진이 시작되자 또 다른 해고노동자들이 이어받았다. 곡기를 끊은 동료를 대신해, 지소영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우창코넥타지회 부지회장이 마이크 앞에 섰다.

지 부지회장은 "자본은 철저한 계획으로 사기파산, 위장파산을 감행했다. 노동자들은 단 1분 만에 파산과 해고를 통보당했다"고 한 뒤 "서울까지 100㎞를 걸어왔고, 뜨거운 아스팔트에 몸을 던져 오체투지를 했고, 지역노조 위원장은 25일을 굶었다. 지금은 지회장이 15일째 단식 중이다. 지회장이 쓰러지면 65명 노동자가 단체단식에 들어갈 것"이라며 "정부는 노동자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의 배현석 지회장은 4년째 싸움을 이야기했다. "2022년 1구미공장 화재 이후 회사의 일방적 청산으로 하루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공장은 닫혔지만 생산은 멈추지 않았다. 노동자만 버렸을 뿐, 물량도 기술도 사업도 평택의 다른 공장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 지회장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불에 타버린 공장 옥상에서 600일 넘게 고공농성을 하며 버텼다. 왜 노동자가 목숨을 걸어야만, 하늘 위에 올라가야만 사회가 목소리를 들어주나"라고 물으면서 "이제는 노동자가 거리에서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책임 있게 답해야 할 시간이다. 반드시 다시 일터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박성모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해운지부장은 "강릉과 묵호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 선원들이 하루 16시간 넘는 노동을 바꾸려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그 대가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6년째 진행한 15번의 법적 투쟁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해고상태다. 법적 강제력이 없는 제도 때문”이라고 했다.

박 지부장은 "사용자가 판결을 무시하고, 선원법에는 이행강제금 제도가 없어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노동부도 해수부도 대통령실도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만 돌려줬다. 특혜를 바라지 않는다. 법을 지켜라, 원직복직시켜라"라고 종로거리에서 호소했다.

509373_137718_1435.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김란희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민주노조가 싫어서, 코로나 국가재난을 핑계로 민주노총 조합원만 골라 표적해고했다"고 한 뒤 "2021년  해고당한 후 하루도 빠짐없이 1600일 넘게 싸웠다"고 했다.

이어 "지난 겨울 고공투쟁을 마치고 내려온 고진수가 지부장 동지가 지금 곁에 없다.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지 51일째, 구속 취소와 인권을 요구하며 옥중 단식을 시작한 지 14일째다. 단식 닷새가 지나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울먹이면서 "세종호텔 투쟁은 한 지부의 싸움이 아니라 민주노조를 표적 삼은 나쁜 자본을 깨부수는 싸움이다.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정광식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울산지부 우성환경지회의 조합원이 뒤를 이었다. "울산 동구에서 오랜 시간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온 노동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마다 거리를 지켜왔다. 그런데 업체가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로 삶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고 했다.

정 조합원은 "회사는 3개월짜리 단기계약을 강요하고,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덜 줬다. 결국 3월 계약만료라는 이름으로 해고됐다. 십수 년을 일한 노동자에게 수습 3개월을 강요해놓고 그걸 핑계로 해고하는 것이 정상인가. 계획된 해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정당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대우받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나서 종로와 광화문을 거쳐 정부서울청사 방향으로 걸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실에 요구안을 전달하고, 손 펼침막을 묶는 상징의식으로 대회를 닫았다.

행진하는 등 뒤로 흐린 하늘이 낮게 깔렸다. 누구도 끝났다고 말하지 않았다. 돌아갈 일터가 거기 있는 한, 노동자들은 내일도 거리에 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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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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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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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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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509373_137715_141.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509373_137716_141.jpeg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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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해고사업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와 고용노동부에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하기 위해’ 지방선거 다음날 결의대회를 준비했다. 사진=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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