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와혁신] 120일 넘긴 우창코넥타 투쟁, 조합원 집단 단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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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일반연맹, 청와대 앞에서 우창코넥타 투쟁 승리 결의대회 진행
단식 21일째 맞은 김민정 지회장, 오는 17일 조합원들도 합류 예정
‘기획파산’ 의혹이 제기된 우창코넥타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김민정 민주일반연맹 세종충남지역노조 우창코넥타지회 지회장의 무기한 단식농성도 21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7일부터 지회 조합원들도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민주일반연맹은 10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우창코넥타 투쟁 승리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를 열고 우창코넥타의 모회사인 모베이스의 책임 이행과 문제 해결,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자동차부품 제조 기업 우창코넥타는 설비 투자를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흑자를 내던 우량 기업이었으나, 모베이스전자에 인수되고 노조가 설립된 후 급격히 부실화돼 파산에 이르렀다. 80여 명의 노동자들도 이때 해고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획파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모베이스전자에 인수된 후 단가 조정을 통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는 구조가 됐고, 안정적인 캐시카우였던 자회사나 각종 생산설비 등도 모회사 모베이스전자에 헐값에 매각됐다. 장석우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공인회계사)가 올해 2월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우창코넥타의 재무제표에는 단순한 경영상 실패가 아닌 고의적 부실화 정황이 드러난다. 또 사측은 파산선고 당일까지 노동자들에게 관련 사실 일체를 숨겼다가 불시에 해고를 통보했다.
우창코넥타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4월 28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이다. 김광수 세종충남지역노조 위원장은 단식 25일 만에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김광수 위원장이 단식을 중단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1일 김민정 지회장이 무기한 단식에 합류했다.
노동자들은 해고 이후 천안 우창코넥타 공장에서도 점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표광선 세종충남지역노조 수석부위원장에 따르면 노동자들에게 강제퇴거 조치가 내려질 상황까지 이르렀으나 법적 다툼 끝에 퇴거 조치는 유보됐다.체불 임금과 퇴직금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먼저 퇴직연금 적립액으로 퇴직금의 절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적립액은 당초 파산관재인이 회사 자산으로 포함해 채무 정리에 사용하려 했으나 표광선 수석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 면담을 통해 이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파산선고 약 1개월 전 산업은행이 설정한 약 30억 원 상당의 근저당에 대한 ‘부인권’도 법원에서 인정받았다. 부인권은 채무자가 파산했을 때 채권자들이 평등하게 채권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채무자가 일부 특정 채권자에게만 유리하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미리 빚을 갚는 등 부당하게 우대한 상황에서 파산관재인이 부인권을 행사해 이 재산을 정상적으로 채권 상환에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본래 다른 채권자와 마찬가지로 우창코넥타 파산 후 절차에 따른 정당한 배당을 받아야 했으나, 파산선고 전 우창코넥타 소유의 건물 등에 갑작스럽게 근저당을 설정해 최우선 변제 순위를 차지했다. 법원이 이에 대한 부인권을 인정하면서 산업은행이 설정한 근저당이 취소됐고, 노동자들의 체불 임금이 일부라도 변제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1인당 5~6억의 성과금을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다른 한쪽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자 3,000명이 집단 해고되고 청와대 앞에선 김민정 지회장이 21일째 단식하며 우창코넥타 동지들은 해고된 지 120일 넘게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주가 조작하는 사람들,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들 엄벌해서 패가망신하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함부로 해고하는 것에 대해선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느냐”며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정 지회장은 “지난 월요일(8일) 모베이스가 최종 교섭 결렬 선언을 했다. 담당 전무와 상무는 지회와 대화를 이어가려 했으나 결국 손병준 모베이스 회장의 답변은 단 하나,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 그러니 더 교섭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민정 지회장은 단식으로 쇠약해진 탓에 발언문이 담긴 휴대전화와 마이크를 든 팔을 조합원들에게 기댔다.이어 “그러나 진실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 과정에서 우창코넥타 전 대표이사는 자회사 가흥화창 매각 시 ‘모회사가 가져온 서류에 도장만 찍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창코넥타의 핵심 의사결정이 현장 경영진이 아니라 모베이스에 의해 이뤄졌다는 의미다. 우창코넥타의 파산은 돈 되는 자산을 미리 빼돌리고 빚을 떠넘긴 뒤 노동자들만 거리로 내모는 ‘위장파산, 사기파산’이란 게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끝까지 싸워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일터를 되찾아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민주일반연맹의 가맹조직들이 우창코넥타지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영훈 민주일반연맹 비상대책위원장, 김광수·한선이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 김민정 지회장, 이귀진 세종충남지역노조 교육국장은 결의대회 후 청와대로 이동해 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면담을 했다. 김민정 지회장은 지회 조합원들과 농성투쟁을 이어가며 오는 17일 조합원들이 집단으로 무기한 단식에 합류해 투쟁 수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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